2023년 2월 19일 일요일

봉선화, 김형준 시, 홍난파 작곡

조선의 처녀, 민중의 저항 정신을 담다


<봉선화>는 삼일운동이 일어나 얼마 지나지 않을 때인 1920년 만들어진 조선 최초의 가곡이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 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김형준 시, 홍난파 작곡



이 노래는 3.1운동을 계기로 도쿄음악학교를 중퇴하고 귀곡한 난파 홍영후가 작곡을 했다. 사랑하는 고국을 위한 곡이었다. 하지만 아직 작사를 하지 못해 간직하고 있었다. 5년 지난 후 1925년 무렵 양악계의 선구자로 알려진 김형준이 시를 붙어 노래를 완성한다.


봉선화는 조선의 처녀를 뜻한다. 청초한 조선의 처녀들을 상징하는 붕숭화는 예로부터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여름이 되면 울 밑에 피어나는 봉숭아 꽃잎을 따서 손톱에 물을 드린다. 


살짝만 건드려고 가지가 부러지는 약한 꽃이다. 그래서 늘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조용한 곳에 혼자서 피어났다. 꽃이 지고 씨방이 익어 어느 날 툭 터지며 사방으로 씨를 날린다.


예로부터 봉선화는 민중의 저항 정신을 뜻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꽃이다. 소박하고 작디작은 행복을 간직한 봉숭아다.


<봉선화> 2절

북풍한설 찬바람에

내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조선의 독립 정신은 담은 봉선화는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