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잘나가던 남인수 였지만 해방 이후는 그리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다 전쟁 이듬해인 1954년 <이별의 부산 정거장>을 부른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전쟁 직후 피난처은 부산에서 맺은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다.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 정거장>은 내용은 전쟁으로 피폐화된 상황과 이별의 슬픔을 담고 있지만 멜로디는 빠르고 경쾌하고즐겁니다. 백설희가 부른 <첫사랑의 문>은 열아홉 아가씨 가슴에 피어나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역시 경쾌하고 즐겁다. 전쟁 직후에 만들어진 노래라고는 믿지 않을 정도로 밝고 경쾌하다.
윤일로의 <항구의 사랑>은 [대전 부루스 / 항구의 사랑]에 들어가 있는 곡이다. 한정애의 <대전 부루스>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만큼은 아니지만 이 곡 역시 엄청난 사랑을 받은 곡이며, 윤일로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 노래이다.
항구의 사랑
작사 최치수
작곡 김부해
노래 윤일로
발표 1959년
[곡 해설]
항구와 이별은 형제처럼 따라 붙는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인 탓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이후 1960년대까지 수많은 이별과 사랑의 노래가 '항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가장 많은 항구는 단연코 부산이고, 그 다음은 목포다. 세 번째는 인천이다. 세 항구는 일제에 의해 개항된 항구라는 특징과 더불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을 제외한 그 어떤 도시보다 번성하고 부유한 항구들이다. 하지만 목포는 뒷걸음쳐 물러가고, 부산과 인천은 광역시로 발돋움한다.
윤일로의 항구의 사랑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다. 남포동, 부산극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장소들이다. 1950년대 부산은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피난민들이 몰려 들어 일부 고향으로 돌아가고 대부분 머물게 된다. 또한 1950년대 이후 배편을 통해 대만과 일본과 무역 또는 거래를 하면서 인천항과 부산항을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항구는 사랑이다. 항구는 만남과 떠남이 일상이다.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이 항구에서 만날 것이고, 그들은 뜨거운 작별을 고할 것이다. 윤일로의 <항구의 사랑>을 발매 즉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윤이로는 '항구의 사랑'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가 되었다. 이 노래는 전쟁 당시 사랑하게 된 여인을 뒤로 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며 이별을 고하는 내용이다. 멜로디는 사뭇 다르지만 분위기와 내용은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 정거자>과 동일한다.
난 처음 <대전 부르스>가 조용필의 노래 인 줄 알았다. 하지만 노래에 대해 알아가는 중에 이 노래가 매우 오래 전에 나온 노래이며 조용필이 다시 부른 노래라는 것이다. 오늘은 원조? 가수인 한정애의 <대전부루스>와 조용필의 <대전 부르스>를 들어 보자.
대전 부루스
[곡개요]
작사 최치수
작곡 김부해
노래 안정애
발표 1959년
[곡해설]
이 곡은 [대전 부루스 / 항구의 사랑]이 들어갈 앨범이다. 대전 부르스는 한정애가 불렀고, 항구의 사랑은 윤일로가 불렀다. 두 곡 모두 큰 사랑을 받았지만 한정애의 <대전 부루스>는 공전의 히트를 친 노래이다. 음반은 1959년에 발표되었지만 대전 부루스는 종종 1956년으로 표기되어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전에 발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1959년이 정확해 보인다.
1959년은 전쟁이 끝나고 고작 6년 정도 밖에 흐르지 않은 황폐한 시대이다.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대전발 0시 50분 열차를 타기 위해 몰려 들었다. 호남선은 전쟁 후 생존을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며 살아야 했든 시대적 비운을 실어나른 열차이다.
아마도 남자는 일거리를 찾아 목포에서 대전까지 떠나온 듯하다. 잠깐 고향으로 가는 것인지, 직장을 잃어 더 이상 대전에 있을 수 없어 떠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대전에 있는 동안 여성과 사랑을 나누었고, 이제 둘은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열차 승무원을 이 풍경을 보고 있어고, 두 사람의 애절한 눈빛을 발견한다. 열차 승무원은 이것을 마음에 담아 두고 몇 년의 시간이 흘러 노래 가사로 적어 나간다. 그가 최치수이다. 최치수는 실제로 14년 넘게 열차 승무원이었다고 한다.
<푸른 언덕>은 1958년 현인이 센츄리 레코드를 통해 발표한 곡이다. 이 곡은 1948년 영화음악으로 제작된 것으로 다시 음반으로 발매한 곡이다. 현인이 영황도 출현하여 유명해진 노래다.
푸른 언덕
김영일 작사, 황문평 작곡, 현인
[가사]
물방아 개울가에 철쭉꽃이 피던 날
향내 어린 하늘가엔 옛 추억이 피었소
아지랑이 봄빛 타고 희망을 찾아
아득한 지평선엔 꿈이 어렸소
녹음 진 잔디 위에 파랑새가 울던 날
붉게 필 화원 속에 옛 사랑이 깃들었고
언덕 넘어 바람 타고 희망을 찾아
그리운 순정 속엔 꿈을 길렀고
영화<푸른 언덕>은 우리나라 최초의 음악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현인이 주연을 맡아 시골에서 상경하여 톱 가수가 되어 시골에 정든 금녀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순수한 사랑을 잃지 않는 당시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특이하게 개봉일은 1948년 8월 15일이다. 출연으로 현인, 김은희, 서월영, 김복자, 강석제가 있다. 감독은 유동일이다.